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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발언대_글로벌 표준의 전쟁터 '부산 ITU 회의'(2013.12.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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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한국의 대표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다. 하지만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첫 1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라 해도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애플, 화웨이 등 경쟁자의 추격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다. 특히 전 세계 기술의 '표준(standard)'을 선점하기 위해 각 기업은 총력을 기울인다. 표준을 획득한 기업은 관련 경제 네트워크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시장 지배의 첫걸음으로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도록 수백명의 표준 전문가로 구성된 표준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의 화웨이는 미국·유럽의 전문가들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다.
 

이런 글로벌 표준 전쟁의 무대가 바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다. ITU는 전 세계 193개국이 가입되어 있는 UN의 전문기구로 정보통신 분야의 정책과 국제표준 개발을 담당한다. IT 강국이라는 한국은 1952년 ITU 회원으로 가입한 후 1989년 이사국이 됐지만 여전히 ITU에서 주도적인 존재는 아니다. ITU 의사 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23개 연구반 의장직 중 단 1개만이 한국의 몫이다.
 

내년 10월 부산에서 ITU 최고의사결정 회의인 'ITU 전권회의'를 개최한다. 193개 회원국에서 150여명의 장관급 인사가 참가하는 정보통신 분야 최고 권위의 회의다. 내년 회의에서는 향후 4년간 ITU를 이끌 이사국과 사무총장 등을 뽑는 선거가 있을 예정인데, 특히 ITU 표준화 활동을 총괄하는 '표준화총국장' 선출이 주목된다.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데 꼭 필요한 요직이기 때문에 국내 전문가가 표준화총국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다각적인 외교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
 

또 내년 ITU 전권회의에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ITU 전략 계획도 수립된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선택된다면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이런 중요한 회의를 개최하는데 ITU가 무엇인지 아는 국민은 거의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 조선일보 2013.12.12일자 '발언대' 지면(37면) 및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11/20131211043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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